국내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 관련 서적을 검색해 보면 번역서 이외에는 특별히 언급할 만한 책이 없다. 이는 외국이라고 하여 사정이 별반 다르지는 않다. 서양고전에 속하는 저서라면 어지간하면 관련 주석서들과 해석서들이 즐비한 반면, 의외로 유독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과 관련해서는 비평텍스트, 해석서, 주석 등은 굉장히 드물다. 아마도 «고백» 읽기가, 전통적인 학문적 방법론에 익숙한 학자들에게는 수월치 않아서 그런 듯하다. «고백»은 학자들에게는 구멍과 같은 저작인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가 «고백»에서 심원하게 내비치고 있는 내용들을 제대로 포착해내는 책을 아직까지 나는 만나지 못했다. 신학분야에서도 그렇고 철학분야에서도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백»을 읽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저작들은 있다. 예컨대, 아우구스티누스의 전기라든가 입문서, 번역서 등이다. 그 책들을 소개한다.
참고도서
- 고백, 최민순 역, 1965, 바오로딸
- 라틴어에서 직역. 뛰어난 라틴어, 이탈리아어 실력을 갖춘 최민순 신부님의 번역. 특히 우리말의 표현이 아름답고 고전적이다. 라틴어의 접속법 등 라틴어 특유의 구문들을 잘 살려 번역하였으나 내용 이해를 놓친 대목들이 생각보다 많이 눈에 띈다. 그리고 우리말의 표현이 고전적이어서 내용을 직각적으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고 약간 겉도는 맛이 있다.
- 고백록, 선한용 역, 1990, 대한기독교서회
- 라틴어에서 직역했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으나 영어에서 중역한 것. 상당히 잘 읽힌다. 번역본이 잘 읽힌다는 것은 번역을 잘한 경우이거나, 아니면 원문을 자기 이해로 칼질하는 경우 중 하나이다. 이 번역본은 후자에 속한다. 특히 한국개신교 특유의 이해의 틀 안에서 의미를 곡해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오역들에도 불구하고 잘 읽힌다. 역자가 자기 이해의 수준에서 성심을 다해 번역했다는 증거다.
- Confessions Books I-IV, edited by Gillian Clark, 1995, Cambridge
- 최신 비평된 라틴어 텍스트를 구하기는 어렵다. 이 비평본이 그나마 최신인데 아직 4권까지만 진행이 되었다. 원문에 대한 주석을 포함하고 있다.
- Confessions, translated by Henry Chadwick, 1991, Oxford
- 교회사학자의 영어 번역. 쉽고 정확하고 뛰어나다. 주석도 간결하면서도 알차다. 더구나 포켓판이어서 값도 싸고 휴대성이 좋다.
- Augustinus Bekenntnisse, zweisprachige Ausgabe, übersetzt von Joseph Bernhart, 1987, Insel
- 라틴어-독일어 대역본. 비교적 최근의 번역에 속하지만 독일어 문체가 상당히 낯설고 내용 역시 아리송하다. 간단한 주석이 있다.
- Die Bekenntnisse des heiligen Augustinus, übersetzt von Otto F. Lachmann, 1888, Reclam
- 1세기가 지난 독일어 번역. 그러나 위의 Joseph Bernhart 번역보다 오히려 현대적인 문체이며 읽기 쉽다. 이 텍스트는 웹 상에서 구할 수 있다.
- 이석우, 아우구스티누스, 1995, 민음사
- 아우구스티누스의 생애와 사상에 대한 개론서. 국내 학자의 거의 유일한 연구서. 영어권의 서적만을 토대로 썼다는 것이 아쉬움이지만 아우구스티누스의 생애를 개괄적으로 살펴보기에는 괜찮다.
- 헨리 채드윅, 김승철 역, 아우구스티누스, 2001, 시공사
- 앞서 언급했던 교회사학자의 아우구스티누스 사상 개론서. 얇은 두께에 비해 내용이 가볍지는 않다. 이것은 통찰력을 갖춘 저자의 책이다. 번역이 유려하지는 않으나 충분히 용인해 줄 만하다.
- Peter Brown, Augustine of Hippo: a biography, 2000,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 아우구스티누스의 전기. 이 책은 학계에서 표준적인 저서로 통하는 듯하다. 국내에 번역본이 있긴 있으나 완벽한 날림이다. 번역본은 절대 사지 말라.
- 게리 윌스, 안인희 역, 성 아우구스티누스
- 책 편집과 선전 문구가 좋아 현혹되기 쉬운 책이어서 특별히 언급하고 싶다. 이 책은 저자의 역량이 함량 미달이고, 번역 역시 날림이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 Norbert Fischer(Hrsg), Die Confessiones des Augustinus von Hippo, 2004, Herder
- «고백» 각 권에 대한 해석서. 각 권마다 필자가 다르지만 뛰어난 해석서이다. 텍스트에 미시적으로 일일이 접근하지는 않고 큰 맥락에서 각 권을 해석하고 있다.
- Kurt Flasch, Was ist Zeit?, 2004, Klostermann
- «고백» 11권에 대한 철학적 연구서. 고대에서 현대까지의 “시간론”을 전반적으로 개괄하고 있기도 하다.
추천사이트
- Augustini opera omnia
- 아우구스티누스의 모든 저작을 원문으로 제공. 이탈리아어 사이트
- bibliotheca Augustana
- 아우구스티누스 일부 저작의 원문, 번역, 주석 제공. 이 사이트는 희랍과 로마의 작가 대부분의 문헌을 광범하게 제공. 라틴어 사이트
- 뷔르츠부르크 아우구스티누스 연구센터 홈페이지
-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저작물의 독일어·영어 번역 텍스트 제공. 독일어 사이트
-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홈페이지
- 아우구스티누스 생애에 대한 상세한 소개.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규칙 제공. 여러 유럽어로 접근 가능
- 고전학자 J.J. O’Donnell의 개인 홈페이지
-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고백»의 원문 및 주석 제공. 각종 관련 사이트 소개. 영어 사이트
라틴어 텍스트│독일어 번역│주석
Aurelius Augustinus: Confessionum libri tredecim
Aurelius Augustinus: Bekenntnisse
Augustinus: Confess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