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r.9 사제들의 행진
종려나무 숲. 행진곡이 울리퍼지는 가운데 자라스트로가 사제들을 대동하고 장엄하게 입장한다. 자라스트로는 “위대한 신들 오시리스와 이시스에게 헌신한 사제들”에게 “오늘 모임이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속한다고 선언하고는 말한다: “타미노는 자신의 밤의 너울을 찢고서 더없이 위대한 빛의 성역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그에게 우호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오늘 우리의 의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사제들은 타미노가 “덕”이 있느냐, “침묵”을 지키느냐, “선량한 자”이냐고 하나하나 묻는다. 자라스트로는 모두 그렇다고 답한다. 그리고 “신들께서 정숙한 파미나를 타미노에게 점지하신” 까닭에 파미나를 어머니에게서 빼앗아왔노라고 말한다. 다시, 대표사제가 타미노는 왕자인데 “혹독한 시련”에 맞서 싸우겠느냐고 의구심을 드러내자, 자라스트로는 “그는 [왕자가 아니라] 한 명의 인간이오!”라고 답하고는 타미노와 동반자를 신전의 뜰앞으로 데려가라고 명한다. 그리고 사제들에게 당부한다: “[타미노와 동반자가] 신들의 권세를 알도록 가르치기를 바라오!”
Nr.10 아리아와 합창 “오, 이시스와 오시리스여”
자라스트로는 기원한다: “오 이시스와 오시리스여, 지혜의 영을 새로운 쌍에게 선사하소서! 방랑자의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분들이시니, 당신들은 저들을 위험 속에서 인내로 단련시키시나이다.” 합창은 고요히 아리아의 후렴을 받는다: “저들을 위험 속에서 인내로 단련시키시나이다.” 아리아와 합창이 다시 반복된다. “저들은 시련의 열매를 보게 하소서. 저들이 무덤에 이르게 된다해도, 덕에 대하여는 늠름한 행로를 베푸시고 저들을 당신들의 처소에 받아주소서.”—“저들을 당신들의 처소에 받아주소서.”
사제들의 기원. 잉마르 베르히만의 영화에서
장면이 바뀌어 타미노와 파파게노가 세 사제의 안내를 받아 신전의 뜰앞에 도착한다. 사제들은 타미노와 파파게노의 얼굴을 덮은 자루를 걷어내고 물러간다. “무서운 밤이로구나!”(타미노)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천둥이 울리고, 파파게노는 무서움에 떤다. 그때 두 사제가 횃불을 들고 나타나 묻는다: “너희 이방인들이여! 너희는 무엇을 찾는가, 무엇이 너희를 우리의 성곽 안으로 몰아부치는가?” 그러자 타미노가 답한다: “우애와 사랑이요.” 사제와 타미노는 문답한다: “그대는 그것들을 목숨을 걸고 쟁취할 용의가 있는가?”—“그렇소!”—“그대는 각각의 시련을 거치겠는가?”—“어느 시련이든!” 두 사람은 손을 맞잡는다.
이제 파파게노에게 묻는다. “파파게노, 자네 역시 지혜에 대한 사랑을 쟁취하겠는가?”—“싸움은 내 일이 아니오. 나는 절대로 지혜도 원치 않소! 나는 그저 자고 먹고 마시는 것으로 족한 자연인(Naturmensch)이요. 그리고 아리따운 여자를 잡을 수만 있다면 . . .”—“자네가 우리의 시련을 거치지 않는다면 결코 여자를 얻지 못할 것이네.”—“그 시련이 어디에 있나요?”—“자네가 우리의 모든 법에 복종하는 것, 죽음조차도 피하지 않는 것.”—“독신으로 남겠소!”—“헌데, 자라스트로가 자네를 위해 한 소녀를 맡아두고 있다면? 피부색이나 옷이 자네와 완전히 같은 소녀를 말이야.” 파파게노는 역시 소녀에게 넘어간다. 그녀의 이름은 파파게나이다. “그런데 내가 그녀를 보고 나면 반드시 죽게 되는 거요? 난 독신으로 남겠소!”—“파파게노, 죽지 않고서도 그녀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요. 자네가 그녀와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을 만큼 의연함이 있다면.” 그리하여 파파게노도 타미노를 따라간다.
대표사제는 타미노에게 첫번째 시련을 말한다: “신들께서 그대에게 성스러운 침묵을 부과하셨소. 침묵이 없다면 그대들 두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오! 그대는 파미나를 보게 될 것이오 — 그러나 그녀에게 말해서는 아니 되오. 이것이 그대들의 시련의 시작이요.”
Nr.11 이중창 “여자들의 술책을 조심하게들”
두 사제가 “우애와 사랑”을 찾는 타미노와 “파파게나”를 보고 싶어하는 파파게노에게 말한다: “여자들의 술책을 조심하게들. 이것이 동맹의 첫째 의무이니!” 사제들은 여러 현명한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홀딱 넘어가 죽음과 절망에 빠졌음을 경고하고 사라진다. 그들이 사라지고 횃불도 사라진다. 파파게노는 “어이, 어이, 어이, 불 좀 주시오!” 외치지만, 사위는 어둠에 빠진다.
Nr.12 사중창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당신들이 이 끔찍한 곳에?”
세 명의 시녀들이 무대 아래에서 솟아나와 다그친다: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당신들이 이 끔찍한 곳에? 아니, 아니, 안 되요, 어서 다시 빠져나오세요! 타미노, 당신에게 죽음이 약속되어 있어요! 너, 파파게노, 죽게 될거야!”—“아냐, 아냐, 아니야! 그건 너무 하잖아!”(파파게노)—“파파게노 조용히 해! 이곳에서는 여자들과 말하지 않기로 한 자네의 맹세를 깨뜨릴 것인가?”(타미노) 시녀들과 파파게노와 타미노의 심리적 각축전이 벌어진다. “여왕이 당신들 바로 가까이에 계세요. 그분께서 몰래 신전에 들어오셨습니다.”(시녀들)—“어떻게? 어째서? 그분이 신전에 있는 거죠?”(파파게노)—“조용, 내 말 들어! 조용히 해!”(타미노)
시녀들이 여왕을 상기시키며 “사제들의 잘못된 생각”에 말려들지 말라고 새들처럼 지지배배 속닥이지만, 타미노는 속으로 말한다: “현자는 흔한 천민의 말을 점검하고 신경쓰지 않는 법.” 시녀들은 속닥이고 파파게노는 흔들리고 타미노는 굳건하다. 타미노는 시녀들의 속닥임을 두고 “사기꾼들이 만들어내고 여자들이 따라하는 요설”이라고 일축한다. 파파게노가 여왕의 말 운운하자 타미노는 여왕마저 불신한다: “그분도 한 명의 여자야, 여자의 생각을 갖고 있어. 조용하라, 내 말을 듣게. 자네의 의무를 생각하고 현명하게 행동하게.” 시녀들은 당혹한다: “어찌 당신은 우리들을 그토록 거칠게 대하시나요?” 타미노는 말이 없다. “파파게노도 침묵하는구나. 어서 말해 봐!” 파파게노는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가 없다. 이제 시녀들도 어찌할 수 없다: “우리는 무안한 꼴을 당한 채 떠날 수밖에 없군요. 한사코 아무도 말하지 않으니.” 타미노는 굳건한 정신을 가졌다. “굳건한 정신을 가진 한 남자. 그는 말할 수 있는 것을 생각으로 하네.”(모두)
그때 사제들이 나타난다: “성스러운 문턱이 모독을 당했구나! 여자들과 더불어 지옥으로 꺼지거라!” 세 시녀는 비명과 함께 무대 아래로 가라앉고, 파파게노는 바닥에 쓰러진다. 대표사제는 타미노에게 말한다: “그대의 의연함이 승리했소. 그러나 아직 몇 가지 위험한 길을 거쳐야 하오. 이리 오시오!” 그리고, 제2사제는 파파게노를 일어나게 하고는 “계속되는 시험을 거치자”고 다독인다. “헌데 신들이 어차피 파파게나를 저한테 점지하셨다면, 도대체 제가 왜 그 수많은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를 쟁취해야 하나요?”(파파게노) 파파게노는 무수한 인간의 이성을 장악하고 있는 논리들을 언제나 간단히 무너뜨린다. 사제는 반박하지 못한다: “이리 오게! 자네를 계속 데려가는 것만이 내 의무야.”(제2사제)
Nr.13 아리아 “만물이 사랑의 기쁨을 느끼건만”
파미나가 정원의 오두막에서 잠을 자고 있다. 달빛이 그녀의 하얀 얼굴을 비출 때, 검은 모노스타토스가 슬며시 접근하며 아리아를 부른다: “만물이 사랑의 기쁨을 느끼건만, 입을 부비고 희롱하고 껴안고 입맞추건만, 나는 사랑을 피해야 하네. 나는 못생긴 흑인이기 때문. 과연 내게는 마음이 없는 것일까? 나는 피와 살이 없는 것일까? 늘 여자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정녕 지옥의 불구덩이이리!” 모든 존재는 사랑의 기쁨을 누릴 수 있건만 모노스타토스만은 예외이다. 하얀 여인 앞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앞에서, 그는 바들바들 타오른다: “내가 살아 있기 때문에 그처럼 원하는 것인데, 입을 부비고 입맞추고 애정을 느끼는 것인데! 정겨운 달님, 용서하소서, 하얀 여인이 나를 사로잡았나이다. 하양은 아름다워라! 내 그녀에게 입을 맞추리. 달님이시여, 저리로 숨어주소서! 이 일이 당신을 너무나 불쾌하게 만든다면, 오, 눈을 감아주소서!”
그가 소리없이 파미나에 다가가는 순간 밤의 여왕이 파미나 앞에 나타난다. 모노스타토스는 얼른 몸을 피하고 둘의 대화를 엿듣는다. 밤의 여왕은 파미나에게 “내가 너에게 보냈던 젊은이는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 파미나는 답한다: “타미노는 세계와 인간들로부터 영원히 떠났어요. 그분은 자라스트로에게 귀의했어요!”—“그게 무슨 말이냐? 그러면 자라스트로가 또 승리한 것이구나. 너 여기 이 칼이 보이느냐? 이것은 자라스트로를 위해 벼린 것이다. 네가 그를 죽여라!”(밤의 여왕)
Nr.14 아리아 “지옥의 복수가 내 마음 속에서 끓는구나.”
밤의 여왕은 비수를 품고 노래를 부른다: “지옥의 복수가 내 마음 속에서 끓는구나, 죽음과 절망이 너울너울 나를 태우는구나! 만일 자라스트로가 너로 인하여 죽음의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면 너는 더 이상 나의 딸이 아니다. 만일 자라스트로가 너로 인하여 핏기를 잃지 않는다면, 너는 영원히 추방당할지니, 너는 영원히 버림받을지니, 자연의 모든 유대는 영원히 깨질지니! 듣거라! 복수의 신들의 소리를! 듣거라, 어머니의 맹세를!”
밤의 여왕은 딸 파미나와의 혈육간 유대를 훨씬 능가하는 강도로 “복수, 죽음, 절망, 고통”을 전이시키려 한다. 그녀는 파미나에게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대의 감정을 쏟아놓고, 즉 비수를 던져놓고 사라진다. 밤의 여왕에겐 딸을 구하는 것보다 복수의 감정을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머니도 사라지고 딸도 사라지고 복수의 감정만이 승리했다. 복수의 감정들은 곧 복수의 신들이다.
신들의 칼을 받아 지니고 파미나가 어쩔 줄 몰라 할 때 모노스타토스가 나타나 “너도 구하고 너의 어머니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신을 사랑해 주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자신에게 맡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파미나는 “아니오!”라고 분명히 거절한다. 이때 자라스토로가 나타나 모노스타토스를 물리친다. 파미나는 자라스트로에게 부탁한다: “주여! 위대하신 자라스트로여, 제 어머니를 벌하지 마소서. 제가 없기에 겪는 고통은 . . .” 자라스트로는 파미나의 말을 끊고 답한다: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하늘은 타미노에게만 용기와 의연함을 주셨다. 후에 너는 그와 함께 복될 것이며, 너의 어머니는 그녀의 성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Nr.15 아리아 “이 거룩한 전당에서는”
자라스트로는 어머니를 걱정하는 파미나 앞에서 복수를 알지 못하는 거룩한 전당을 노래한다: “이 거룩한 전당에서는 복수를 알지 못하고, 누군가 타락하면 사랑이 그를 의무로 인도하리. 후에 그는 벗의 손을 잡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더 나은 땅으로 나아가리. 이 거룩한 성곽에서는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고, 어느 배반자가 있어 잠복하는 일 없으니, 적을 용서하기 때문이라. 이 가르침을 기뻐하지 않는 자는 인간이 될 자격이 없으리.”
장면이 바뀌고 타미노와 파파게노가 두 사제의 안내를 받아 등장한다. 사제들은 다시 한번 “침묵하라”는 말을 주지시키고 사라진다. 단 둘이 남자, 파파게노는 탄식한다: “내가 나의 초가나 숲에 있기라도 하다면, 새 소리를 자주 들을 텐데! 그게 즐거운 삶인데!”—“쉿!”(타미노)—“내가 나한테 말하는 건 괜찮잖아요, 우리 둘이는 서로 이야기해도 되잖아요. 우린 남자들이란 말입니다.”—“쉿!” 그래도 파파게노는 입을 다물지 않고 물 한 방울 얻어마실 수 없는 현실을 탄식한다. 그때 못생긴 노파가 물잔을 들고 나타난다.
“말해 봐요, 노인네! 그거 나 마시라는 거죠?”(파파게노)—“그래요, 나의 천사!”(노파)—“물이다!”(파파게노)—“그래요, 나의 천사, 물이예요.”—“더도 말고 덜도 말고 물이로구나. 어이, 노인네. 여기 옆에 앉아봐요. 아주 심심해 죽겠어. 말해 봐요, 몇 살이우?”—“열 여덟 살 하고 2분.”—“열 여덟 살 하고 2분?”-“그래요!”—“당신은 백 열 여덟 살은 족히 되어 보이는데. 그런데 애인은 있수?”—“그럼요.”—“그 사람은 당신처럼 어린가요?”—“그렇진 않고요, 저보다 열 살 가량 많아요.”—“당신 애인 이름은 뭐요?”—“파파게노요.”—“파파게노? 내가 당신 애인이란 말이요?”—“그럼요, 나의 천사!” 파파게노는 벌컥벌컥 물을 들이키다가 노파의 얼굴에 물을 뿌리고는 다그친다: “말해 보시오, 당신 이름은 대체 뭐요?” 노파가 “제 이름은 . . .” 말하려는 순간 천둥이 울리고, 노파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만다. 파파게노가 노파가 없어져 수다를 떨 수 없게 된 것을 아쉬워 할 때 세 소년이 위에서 내려온다. 한 아이는 피리를, 다른 아이는 철금을 갖고 있다.
Nr.16 삼중창 “어서 오세요, 두번째로군요”
“어서 오세요, 두번째로군요, 남자들이여, 자라스트로의 나라로 [어서 오세요]. 그분께서 당신들에게서 취한 것을 주셨습니다. 피리와 철금입니다. 음식을 거부하지 않는다면, 기쁘게 먹고 마시기를. 우리가 세번째로 보게 되면, 당신의 용기에 대한 상으로 기쁨이 있을 테니! 타미노, 용기를 내세요! 목적지에 다 왔어요. 당신, 파파게노, 조용히 침묵하세요.” 소년들이 피리와 철금을 건네주고 위로 둥실 올라간다. 파파게노는 음식을 들지만 타미노는 피리를 불어본다.
그때 파미나가 어딘가에서 타미노의 피리소리를 듣고 나타난다: “타미노, 여기 계셨군요?” 타미노는 피리소리를 멈춘다. “저는 당신이 부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그 소리를 따라 달려왔어요.” 그러나 타미노는 침묵을 지킨다. “그런데 당신은 슬픈가 보군요. 당신의 파미나에게 한 마디도 말하지 않으시네요?” 타미노는 애써 파미나를 피하고자 한다. “어쩐 일이죠? 제가 당신 곁에 있으면 안되나요? 당신은 이제 절 사랑하지 않으시나요? 오, 차라리 모욕이 낫겠어요. 이건 죽음보다 더하군요.”
Nr.17 아리아 “아, 나는 느끼네, 사라졌음을”
파미나는 사랑을 잃고 쓴다: “아, 나는 느끼네, 사라졌음을, 사랑의 행복이 영원히! 환희의 시간들아, 이제 너희들은 절대로 내 심장으로 돌아오지 말거라! 보시오, 타미노, 이 눈물들은 친밀했던 분 오직 당신 때문에 흘리는 것이오. 당신이 사랑을 향한 그리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나의] 안식은 죽음 속에나 있으리!”
Nr.18 사제들의 합창 “오, 이시스와 오시리스여”
장면이 바뀌고 자라스트로와 사제들이 등장한다. 사제들의 합창: “오 이시스와 오시리스여, 정녕 환희여! 태양의 광채가 캄캄한 밤을 몰아내나니, 곧 고결한 젊은이가 새로운 삶을 느끼리라, 곧 우리의 봉사에 전적으로 헌신하리라. 그의 정신은 담대하고 그의 마음은 순결하나니, 곧 우리와 어울리게 되리라.”
한 사제가 타미노를 안내하여 데리고 온다. 자라스트로는 타미노에게 말한다: “타미노, 이제까지 그대의 행동거지는 의연하고 남자다웠소. 그러나 그대는 아직 두 위험한 길을 거쳐야 하오. — 지금 눈이 가려진 파미나를 데려오거라.” 자루로 덮어진 파미나가 안내되어 들어오자 자라스트로는 그 덮개를 벗긴다. “이곳은 어디인가요? 어쩌면 이리도 무서운 침묵만이 있나요? 말해 주세요, 타미노는 어디 있나요?”(파미나)—“그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너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려고.”(자라스트로)—“마지막 인사라뇨? 오, 그분은 어디 있나요? 타미노!”—“그는 네 앞에 서 있다.”
Nr.19 삼중창 “저는 당신을, 귀하신 분을, 더 이상 못 보는 것인가요?”
타미노의 계속되는 시련을 앞두고 파미나, 자라스트로, 타미노가 삼중창을 부른다. 파미나는 타미노가 치명적인 위험에 빠져 죽음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에 사로잡히고, 자라스트로와 타미노는 신들의 가호를 빈다. 파미나는 타미노를 더 이상 만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다시 한번 사랑을 확인해 본다: “오, 제가 당신을 사랑하듯 당신이 사랑하신다면, 그토록 조용히 계시지는 않을 것이건만.”(파미나)—“나를 믿으오, 나는/그는 같은 열정을 느끼고 있으니, 영원히 당신께 충실한 자가 될 것이오.”(타미노, 자라스트로)
자라스트로는 두 사람이 재회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제 떠날 시간이 되었음을 알린다: “시간이 되었다. 이제 그대들은 헤어져야 한다.”(자라스트로)—“이별의 괴로움은 얼마나 쓰라린가!”(타미노, 파미나) 연인의 이별은 자꾸만 더디고 떠날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세 사람은 동일한 음악적 시간에 각기 다른 말을 한다: “시간이 되었다. 이제 그대들은 헤어져야 한다.”(자라스트로)—“파미나, 난 정말 떠나야 하오! 이별의 괴로움은 얼마나 쓰라린가!”(타미노)—“타미노는 이제 정말 떠나야 하는가요! 타미노!”(파미나) “파미나, 안녕히!”—“타미노, 안녕히!”—“이제 떠나거라, 너의 맹세가 너를 부른다.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재회할 것이다.”(자라스트로)—“아으, 황금의 안식이여, 다시 오시라! 안녕히, 안녕히!”(타미노, 파미나) 그들은 멀어져간다. [이후의 줄거리로 미루어 보건대, 이 장면에서의 타미노의 고백과 인사는 혼잣말에 불과하여 파미나가 듣지 못한다. 아마도 연극적으로는 두 인물이 멀리 떨어져서 노래를 불렀을 것이다.]
파파게노는 없어진 타미노를 찾고 있다. 그가 타미노가 나갔던 문쪽으로 다가갈 때 대표사제가 나타난다: “파파게노! 너는 지상의 캄캄한 심연에서 영원히 방황함이 마땅하나, 자비로우신 신들께서 너의 벌을 면해 주셨다. 그러나 그 대신 너는 헌신한 자들의 천상의 기쁨을 결코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다.”—“어 그럼, 나랑 비슷한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 뭐. 지금은 한 잔의 맛좋은 포도주가 있다면 최고의 기쁨일 텐데.”—“하여튼 넌 이 세상에서 바라는 게 없구나?”—“험, 험, 내 마음은 완전히 다르단 말이오! 내가 원하는 건 . . . 내가 바라는 건 . . . 그래, 근데 내가 원하는 게 뭐지?”
Nr.20 아리아 “한 명의 소녀 아니면 여자를 파파게노는 원하는데”
우리는 파파게노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 “한 명의 소녀 아니면 여자를 파파게노는 원하는데. 오, 그토록 보드라운 비둘기는 내게 축복일 텐데! 그럼 먹고 마실 텐데, 그럼 군주나 마찬가지일 텐데, 현자로서 삶을 기뻐할 텐데, 그것도 엘뤼시온에서처럼.”(파파게노) 그에게 한 명의 소녀는 일상의 축복, 정치적 권력, 종교적 열락과 다름없다. 그러나 현실은? “아, 내가 매력 있는 모든 소녀들 중 어느 한 명의 마음에도 들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어느 한 명은 나만큼은 구제하시라. 그렇지 않으면 난 원망하며 죽을 것이니.” 한 명의 소녀를 향한 열망이 클수록 빠져드는 절망은 크고 바라는 소망은 단순하다: “어느 한 명도 내게 사랑을 주지 않는다면, 불꽃이 나를 삼켜버리고 말 것이니! 하지만 여자의 입술이 입맞춰 준다면, 난 다시 소생할 텐데!” 이제 그의 건강과 생명은 여자의 입술에 달려 있다.
이때 노파가 지팡이를 의지한 채 춤을 추면서 등장한다: “제가 여기 있어요, 나의 천사.”—“당신이 날 가련히 여기는 거요?”—“그럼요, 파파게노. 당신이 내게 영원히 충실하기로 약속한다면, 당신의 여자가 얼마나 다정하게 당신을 사랑하는지 알게 될 거예요.” 파파게노는 그런 결합은 숙고할 필요가 있으니 서두르지 말자고 노파를 타이른다. 그러나 노파는 충고한다: “파파게노, 내가 충고하겠어요, 머뭇거리지 마세요! [머뭇거리면] 당신의 손이나 당신 자체가 영원히 감금될 거예요, 물과 빵 곁에.”—“물을 마신다고? 혼자 살면서? 안돼! 차라리 여기 늙은 당신을 얻겠어요. 어서 내 손을 잡으세요, 내가 당신께 영원히 충실하겠노라고 확약하는 손이오.” 한참을 있다가 노파가 정말 맹세한 것이냐고 묻는다. 파파게노는 그렇다고 답한다. 그러자 노파가 파파게노와 똑같은 옷차림의 젊은 소녀로 변신한다. “파파게노, 나를 보아요!”—“파파게나, 어떻게 변한 거요! 당신은 정말 열 여덟 살, 젊고 아름답소.” 파파게노는 파파게나를 알아보고 두 팔로 껴안으려 한다. 그러나 대표사제가 나타난다: “물러서라, 파파게노! 너는 아직 이 젊은 여자를 팔에 안을 자격이 없다.” 사제는 파파게나를 끌고 가고, 파파게노는 주저앉는다.
Nr.21 피날레
정원이다. “곧 밝아지리, 아침을 선포하리, 태양이 금빛 궤도에 올라. 곧 미신은 물러가리, 곧 현인이 승리하리. 오 사랑스러운 안식이여, 내려오소서, 인간의 마음에 다시 오소서. 지상이 하늘나라가 되고 명멸하는 인간이 신들처럼 되리니.” 세 소년은 위에서 둥실 내려오며 밝은 전조를 예고하지만, 한켠에서 정신을 잃고 절망에 빠져 있는 파미나가 보인다. “그녀는 거절된 사랑의 고통으로 번민하고 있다. 저 가련한 여인을 위로하자! 참으로, 그녀의 운명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오 그녀의 젊은이가 있기라도 하다면야! 그녀가 온다, 옆으로 피하자.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자.”
파미나는 비수를 손에 쥐고 있다. 그녀는 비수를 향하여 말한다: “그러므로 당신이 나의 신랑이란 말인가요? 당신을 통하여 내 슬픔을 끝낼 것이니! . . . 기다리세요, 신실하신 분, 저는 당신의 것, 곧 우리는 결혼하게 될 것입니다.” 광기에 빠진 그녀는 자살하려고 한다. 소년들은 파미나가 죽음을 향해 달려가며 몸부림치는 전 과정을 음악적으로 소묘한다. 그러다가는 개입한다: “사랑스러운 아가씨, 우리를 보세요!”—“나는 죽으련다, 내가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남자가 신실한 여자를 버릴 수가 있다니.” 파미나는 비수를 들고 외친다: “이것은 어머니가 내게 준 것.”—“신께서는 당신의 자살을 벌하십니다.”—“사랑의 고통으로 죽어가느니 차라리 이 쇠로 죽음을. 어머니, 어머니, 당신 때문에 괴로워요, 당신의 저주가 나를 따라와요.” 파미나의 “어머니, 어머니”(Mutter, Mutter)는 고통과 절망과 죽음의 극치를 보여준다. 가장 친밀한 존재가 가장 큰 비극을 안겨준다.
파미나가 사랑을 잃고 거의 광기에 빠진다. 그녀는 어머니가 던져준 비수를 향하여 “당신이 나의 신랑이란 말인가요?” 묻고 있다. 잉마르 베르히만의 영화에서
“아가씨, 우리와 함께 가지 않을래요?”—“하, 비탄이 그 끝에 이르렀어! 거짓된 젊은이, 안녕! 보시오, 파미나는 당신 때문에 죽소. 쇠여, 날 죽이거라.” 파미나가 찌르는 순간 소년들이 파미나의 팔을 붙잡는다. “멈춰요! 당신의 젊은이가 이것을 본다면 그는 고통에 빠져 죽을 것이요. 그 사람도 당신만을 사랑하고 있어요.”—“뭐라고? 그가 나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있다고? 그런데 그 열정을 품고 있는데 나한테서 얼굴을 돌려? 왜 그 사람은 나한테 말을 하지 않지?”—“우리는 그 이유를 말할 수 없어요. 하지만 당신께 그 사람을 보여주겠어요. 그가 당신을 위하여 마음을 바쳤다는 것을 알면, 그리고 당신을 위하여 죽음조차 무릅쓰고 있다는 것을 알면 놀라게 될 것입니다. 오세요, 우리는 그에게 가렵니다”—“날 데려가 다오, 그 사람을 보고 싶어!”
한없는 나약함과 극단적인 선택에 빠졌던 파미나는 희미하나마 사랑을 의지하여 마침내 살아난다: “사랑으로 타오르는 두 사람의 마음은, 한없는 나약함에 빠져도 갈라놓을 수는 없는 법. 적의 수고가 무위로 돌아가고 신들께서 그 마음들을 보호하시네.”(모두)
장면이 바뀌어 거대한 두 봉우리의 산. 한편의 산에서는 폭포가 떨어지고 있고 다른 편의 산에서는 불을 내뿜고 있다. 검은 무구로 무장한 두 명의 남자가 타미노를 데리고 나온다. 무장병들이 말한다: “번민으로 가득차 이 거리를 방랑하는 자는 불로, 물로, 공기로, 흙으로 정화되리라. 죽음의 공포를 극복할 수 있다면 지상에서 하늘로 사뿐 날아오르리라. 그리고 환히 빛나 이시스의 신비에 전적으로 헌신할 수 있게 되리라.” 죽음의 공포 앞에서도 타미노는 결연하다: “설령 죽음을 맞을지라도 남자답게 행동하는 것, 덕의 길을 계속 나아가는 것이 두렵지 않소. 공포의 문들이 내 앞에서 열리면, 기쁘게 늠름한 경로를 감행하겠소.”
그때 멀리서 들리는 파미나의 외침: “타미노, 멈춰요! 당신을 봐야겠어요.”—“무슨 소리지? 파미나의 목소리인가?”(타미노)—“그래, 그렇소. 파미나의 목소리오.”(무장병들)—“아마도 나와/그대와 함께, 파미나는 나와/그대와 함께 갈 수 있겠지, 이제 어떤 운명도 우리를/그대들을 가르지 못하겠지, 설령 죽음이 정해져 있을지라도.”(타미노, 무장병들) 이제 죽음조차도 타미노와 파미나를 가를 수 없다.
무장병들은 타미노가 파미나와 말해도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가/그대들이 재회하다니, 기쁘게 손잡고 신전 안으로 들어가다니, 이 얼마나 행복한가. 한 명의 여인, 밤과 죽음을 불사하는 여인, 존귀하도다, 신성하게 되리라.”(타미노, 무장병들) 무장병들이 호위하고 있을 때, 죽음을 불사할 때, 여지껏 금지되었던 것들이 비로소 허용된다.
금지되었던 것들이 풀리고 파미나와 타미노는 서로를 부른다: “나의 타미노! 오, 이 무슨 행운인가요!”—“나의 파미나! 오, 이 무슨 행운인가요!” 그러나 타미노 앞에 놓인 길은 위험하다: “여기에는 공포의 문들이 있습니다. 위난과 죽음으로 나를 위협하는 문들입니다.”(타미노) 그래도 파미나는 물러서지 않는다: “어디에서든 당신 곁에 있겠어요. 나는 당신을 안내하렵니다, 사랑이 나를 이끌고 있어요. 사랑은 길에다 장미를 뿌려놓기 마련입니다. 장미는 언제나 가시가 있거든요. 당신은 마술피리를 부세요. 마술피리는 우리의 길을 보호하기를. 그것은 마법의 시간에 내 아버지께서 깎으신 것, 천년 묵은 참나무의 가장 깊은 밑둥치로 깎으신 것, 번개가 번쩍이고 천둥이 울리고 폭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질 적에. 이제 오세요, 피리를 부세요. 피리는 공포의 길에서 우리를 인도하기를.”
공포의 문들 앞에 파미나와 타미노가 함께 섰고 타미노는 피리를 들었다: “우리는/그대들은 [피리]소리의 위력으로 기쁘게 죽음의 어두운 밤을 답파하도다!”(타미노, 파미나, 무장병들) 타미노와 파미나는 불을 내뿜는 산을 향하여 간다. 타미노는 피리를 분다. 불길이 넘실거리는 소리, 바람이 할퀴는 소리를 헤치고 나간다. 그들은 불길에서 빠져나온다: “우리는 화염을 지나왔다, 위험에 맞서 용감하게 싸웠다. 너의 소리는 불속에서 우리를 보호하였으니 홍수에서도 보호하라.” 타미노는 피리를 분다. 폭포가 쏟아지는 산을 향하여 간다. 밑으로 내려갔다가 잠시 후 다시 올라온다. 이윽고 한 신전으로 들어가는 입문이 나타난다. 그 신전은 완전한 광채 속에서 빛나고 있다.
타미노와 파미나가 화염을 통과하고 있다. 화염은 인간 존재를 삼키는 인간의 욕망이 아니라면 무엇이랴. 타미노는 욕망의 너울거림 속에서 피리를 분다. 잉마르 베르히만의 영화에서
파미나와 타미노는 신전 앞에서 환희에 사로잡힌다: “당신들 신들이시여! 이 어떤 순간인가요! 이시스의 행운이 우리에게 허락되었군요!” 신전 안에서는 사제들의 합창이 들려온다: “이겼다! 이겼다! 그대 고귀한 쌍이여! 그대, 위험을 이겼노라. 이시스의 신성함은 이제 그대의 것, 오너라, 신전 안으로 들어오너라!”
장면이 바뀌어 정원. 파파게노가 등장한다. 그는 파파게나를 잃고 실의에 빠져 있다. “파파게나 파파게나 파파게나! 여자! 비둘기! 나의 아름다운 이! 헛되구나, 아아, 그녀를 잃어버렸어! 내가 수다를 떤 것이 잘못이었어.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게 당연해. 내가 그 포도주를 맛본 뒤로 . . . 내가 그 아름다운 여자를 본 뒤로, 마음 구석이 훨훨 타오르고 있잖아,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고. 파파게나, 마음의 여인! 파파게나, 사랑스러운 비둘기! 소용없구나, 헛되구나!” 그는 마음이 타오르는 상태를 끝내고자 죽음을 결심한다. 나무에 줄을 건다. “이 나무를 멋지게 장식할 거야, 내 목을 이 나무에 걸 거야, 인생이 실패했잖아. 잘 자거라, 너 잘못된 세상아.” 그는 자포자기 상태에서 “아름다운 소녀들” 중 한 사람이라도 자신을 가엽게 여겨주길 바라지만, 그의 말을 귀담아 듣는 자는 아무도 없고 모든 것이 조용할 따름이다. “그러니까 이것이 너희들의 뜻이란 말이냐? 파파게노, 깨끗하게 매달자! 너의 인생은 끝이다. 이제, 셋을 셀 동안만 기다려보자. 하나! . . . 둘! . . . 셋! . . 거 봐라, 그대로잖아! 나를 말리는 자 아무도 없구나! 잘 자거라, 너 잘못된 세상아.”
그가 목매달려고 할 때 세 소년이 둥실 내려와 말린다: “멈춰요, 오 파파게노, 정신 차리세요. 사람은 사는 것은 딱 한 번 뿐이어요. 더 이상 기회는 없어요.”—“너희들은 말도 잘하지만 조롱도 잘 하는구나. 하지만 너희도 나처럼 마음이 타오르면 소녀를 따라가게 될 거야.”—“당신의 종소리를 울려봐요. 그러면 그 소리가 당신의 여자를 데려올 거예요.”—“이런 바보, 마법의 물건을 까먹다니!” 파파게노는 철금을 꺼낸다: “울려라, 종소리, 울려라! 사랑스러운 내 소녀를 봐야겠다. 울려라, 종소리, 울려라, 내 소녀를 내놓거라! 울려라, 종소리, 울려라, 내 여자를 데려오거라!” 그러자 정말 파파게나가 나타난다.
“또 한 명의 파파게노, 또 한 명의 파파게나, . . .” 파파게노와 파파게나의 소망은 단순하고 동일하다. 결혼하여 많은 자식을 낳는 것! 잉마르 베르히만의 영화 마지막 장면
“파 파 파 파 파 파 파파게나!”—“파 파 파 파 파 파 파파게노!” 진정한 기쁨 속에 두 사람이 만난다. 그 둘의 소망은 단순하다: “신들께서 우리를 생각하신다면 우리의 사랑에 아이들을 선사하시겠지요, 그토록 사랑스러운 어린 애기들을!”(파파게노, 파파게나)—“먼저 어린 파파게노를!”—“다음엔 어린 파파게나를!”—“그 다음엔 또 파파게노를!”—“그 다음엔 또 파파게나를!” 어린 애기들은 점점 늘어난다. “파파게노! 파파게나! 수많은, 수많은 파 파 파파게노, 파 파 파파게나가 부모의 축복이 된다면, 그것이 바로 최고의 감정.”(파파게노, 파파게나)
모노스타토스, 밤의 여왕, 시녀들이 무대 아래에서 올라온다. “조용, 조용, 조용, 조용히! 곧 우리는 신전으로 돌입합니다.” 모노스타토스가 밤의 여왕과 시녀들을 데리고 신전으로 들이닥치고 있다. “여군주시여, 약속을 지켜주십시오! 이루어주십시오 . . . 당신의 딸은 제 신부가 되어야 합니다.”—“약속을 지키겠다. 그것이 나의 뜻이다. 내 딸은 너의 신부가 될 것이다.” 모노스타토스와 밤의 여왕은 서로의 감정이 결합하여 정치적 결탁을 이루었다. “자, 조용! 공포스러운 소리가 들립니다. 천둥소리, 폭포소리.”(모노스타토스)—“그래, 이 소리는 무섭구나, 먼 천둥소리가 메아리치는 듯.”(밤의 여왕, 시녀들) 마침내 그들은 신전의 전당에 당도한다: “저기 전당을 습격하자, 거룩한 척 하는 자들을 지상에서 쓸어버리자, 화염으로 강력한 검으로.”(모두) 시녀들과 모노스타토스는 희생을 각오한다: “당신, 위대한 밤의 여왕이시여, 우리의 복수를 위하여 희생하겠나이다.” 희생을 각오하는 그들의 음악은 고요하고 신비롭다. 그들에게 복수는 그 무엇보다 숭고한 감정이요, 그 숭고함을 위해서는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때 천둥이 울리고 번개가 번쩍이고 폭풍우가 몰아친다. 그들은 영원한 밤으로 떨어진다. “망했구나, 무너졌구나, 우리의 위력이! 우리 모두 영원한 밤 속으로 떨어지는구나.”
자라스트로, 사제의 옷을 걸친 타미노와 파미나, 사제들, 세 소년이 등장한다. “태양의 광채는 밤을 몰아내노니, 위선자들이 장악한 위력은 무너지도다.”(자라스트로) 마지막 합창: “만세, 당신들 신성한 분들이여! 당신들은 밤을 답파했나이다, 오시리스여, 당신께 감사드리나이다, 이시스여, 당신께 감사드리나이다! 강함이 승리했나이다, 아름다움과 지혜 위에 영원한 왕관이 얹어졌나이다.”
※ 관련 글
모차르트 오페라 듣기 — <마술피리> 서곡과 제1막
오페라는 보고 싶은데 아무 이유없이 부담스러워서
흐지부지하던 어느 한 사람입니다.
마술피리가 보고 싶어서 어둠의 경로로 찾던 도중
‘오페라복스(operavox)’라는 영국산 애니메이션을 찾았는데,
마술피리가 30분으로 요약이 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그걸 보다가,
거기서 이용된 노래의 이름이 궁금해져
찾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감상실의 1/2막을 듣고 난 후에는
시간만 되면 낮에도 곧잘 와서 듣곤 합니다.
(독어는 모릅니다. 그냥 노래가 재미있어서 듣게 되더군요.)
그렇게 계속 듣다 보니까,
점점 화면구성도 궁금해지고, 대관절 뭐라고 하는지 궁금해서
결국에는 2006년 잘츠부르크 오페라 페스티벌의
녹화본 DVD까지 사게 되었군요.
이게 다 이 사이트의 관리자님 덕입니다.
좋은 자료를 열람케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술피리를 듣게 된 어느 사람이-
여담)근데 어둠의 경로로도 여기서 인용하신 영화 ‘마술피리’는
도저히 못 찾겠더군요. 그래서 결국 포기했습니다.
근데 무지하게 보고싶은 마음은 여전하군요. ㅋㅋ
베르히만의 영화 ‘마술피리’는 어둠의 경로뿐 아니라 빛의 경로를 통해서도 구하기가 좀 힘들죠? 해외주문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같아요. 아니면 유튜브에서 단편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베르히만의 영화는 스웨덴어로 녹음된 아쉬움이 있기는 한데 그의 역량을 생각하면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물론 각자의 취향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요.
잉마르 베르히만의 마술피리를
업로드 해논데가 있어서 주소 남기고 갑니다.
http://www.youtube.com/profile?user=americobottone&view=videos&query=Ingmar+Bergman
화질과 음질이 좀 조악하고
싱크도 약 0.5~1초가량 안 맞긴 합니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다 있더군요.
(애초에 원본을 안 봐서 모릅니다만
흐름상 끊기는 데는 없었습니다)
1~14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파트는 5분~9분 사이로 쪼개어져 있습니다.
와, 베르히만의 마술피리를 모두 올려놓은 곳이네요. 감사합니다. 싱크가 안 맞으니깐 약간 희극적이지만 화질은 상당히 우수한 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