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다경
2006/12/23

고싱가 님, 따뜻한 격려의 말씀 늦게나마 고맙습니다. 이틀 전에 부대 배치를 받고 본격적인 군복무를 시작했습니다. 모차르트 음악을 다시 들으니 지난 두 달간 긴 터널같은 시간들이 아주 낯설고, 그 시간에 온 몸을 끼워맞춘 제 자신이 낯설군요. 그간 숲에는 새 글이 많이 올라왔네요. 잠깐 인터넷을 이용하는 터라 읽지는 못하고, 간단히 인사만 전하고 갑니다. 여전히 충실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으시길 빕니다.

고싱가
2006/12/27

다경 님, 반갑습니다. 겨울삭풍과 함께 부대 배치를 받으셨군요. 원시적인 몸과 가난한 정신과 혹독한 환경과 매몰찬 인간관계들…그런 것들 속에서도 맑은 영혼을 유지했던 제 친구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렇지 못했는데 그 친구는 그랬어요. 저처럼 척박한 성품에서 하나하나 발전해왔던 부류도 있는 반면, 그 친구처럼 젊을 때부터 고고함을 알았던 부류도 있는 듯합니다.

트롬보니스트 님, 반갑습니다. 제가 일주일 정도 여행 중이어서 인사가 늦었습니다.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축복을 빌어봅니다.

정수환
2007/01/12

책을 통해서 이 사이트 알게됬습니다.. 이런말 하기 모하지만 요즘 모짜르트에 빠졌습니다. 이정도로 빠졌다고 해도 될지..?? 더 많이 보고 듣고 느끼려고 합니다.

고싱가
2007/01/14

정수환 님 반갑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모차르트”를 읽으셨나 보군요. 모차르트와 함께 유럽의 “좋았던 옛 시절”을 만끽하시기를…

나옹이
2007/01/17

오랜만에 들러봅니다(이전에 모차르트 다큐시사회 다녀와서 딱 한 번 방명록 남긴 적 있는 나그넵니다;). 사이트가 책에도 소개되셨나봐요. 한동안 모차르트를 비롯하여 모든 것과 멀리 하고 지냈는데 모차르트에게로는 역시 돌아와야겠습니다. 좋은 글들 잘 읽고 갑니다.

정현주
2006/12/15

갑자기 듣고 싶은 곡이 있어 찾아왔어요.
그런데 딱 고것만 없네요..ㅠㅠ
KV382..
옛날.. TV에서 해준 모짜르트를 찾아서란 영화에서 내내 나오던 그 음악…
모짜르트가 누구인지 론도가 뭔지도 잘 몰랐고 지금도 잘 모르지만..
그 피아노 연주는 벌써 몇년전 잠깐인데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이수환
2006/12/13

주피터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항상 송년 음악회에서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 9번이 연주됩니다. 그런데,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은 송년 음악회에서 다루어도 손색이 없을만큼 사실 음악계에서는 대단한 작품이었고, 지금까지 인간애를 음악으로 다루는 대표 작품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아마 없을 것입니다.

손색이 없는데, 다만 제가 주피터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것은 송년 음악회에서도 변화가 좀 필요하다는 면에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단조로운 면이 다분히 존재합니다. 특히나, 우리 나라 대표 지휘자인 정명훈님은 베토벤을 아주 좋아하는 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그 분에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2006년,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모차르트 작품을 연주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지 않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인류가 모차르트 없이 어떻게 살 수 있단 말입니까? 저는 이런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이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음악 중에서 모차르트가 빠진다면, 이는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에 불과하다.’ 라는 것입니다. 모차르트 음악이 없으면, 우리 인간은 확실히 어둡고, 암울하고, 더욱 더 자연의 거대함 속에서 움츠러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없이 초라해 보일 것입니다. 그나마 모차르트 음악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만의 생각일까요? 모차르트 음악을 한 번 들으면 헤어날 수가 없습니다. 아름다운 중독성이 너무 강해서 그 향기에 듬뿍 취하다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감동합니다.

저는 16살, 내년이면 고등학교 1학년이 됩니다. 제 또래의 아이들은 매일 가요 얘기를 합니다. 제가 들으면 노래 같지도 않은 노래를 주변 친구들은 극찬하고, 좋다고 하고, 듣고 싶어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얼마나 좋은지도 모르고 노래 같지도 않은(랩 따위)노래만 따라가면서 급기야는 가수 앞까지 가서 소리 지르고 픽픽 쓰러지는 사람들을 볼 때면 참으로 밉고 경멸하는 마음이 듭니다.

사람마다 각자의 취향이 존재하는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저는 사람들이 모차르트 음악을 많이 들어줬으면 합니다. 그게 바램입니다. 모차르트 음악을 듣고 전 세계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고싱가숲
2006/11/02

이옥희 님, 이수환 님, 언제나 반갑습니다. 모차르트 음악을 듣다가 뭔가 영감이 떠오르거든 저에게도 알려주시고 그래 주세요.

김경환
2006/11/04

고싱가숲 선생님 덕분에 좋은 책을 많이 알게 되고 또 읽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니체에 대한 오해와 부정적인 선입견을 버리고 그의 글을 읽어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오역의 장소들”과 최근의 번역글을 보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한글 번역본을 꾸벅꾸벅 졸면서 읽어왔던 저는 대단히 당혹스럽습니다. 그냥 읽는 데 의의를 두어야 할까 싶기도 합니다만,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최근에 옥스포드 대학출판부와 캠브리지 대학출판부에서 각각 “차라투스트라”의 새로운 영문 번역본이 나왔지만, 어느 것을 손대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독일어는 고교 시절에 배운 것이 전부라서, 아, 참 막연하고 막막하기만 합니다.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경환
2006/11/09

짧은 말씀이라 멋적지만, 참 감사합니다. :)

오민지
2006/11/13

저 고싱가숲 선생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오늘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니체 최후의 고백이라는 책을 봤는데요. 이게 정말 니체가 쓴 책입니까? 솔직히 니체의 글이라고는 도저히 믿을수가 없었습니다.

고싱가숲
2006/11/13

오민지 님, 반갑습니다. «니체 최후의 고백»(My sister and I)은 1951년 영어로 처음 출판된 책입니다. 역자는 Oscar Levy로 기재되어 있는데, 사실 그는 책이 출판되기 4년 전에 죽었으니까 그가 실제 역자인지도 의심스럽습니다. 그의 딸은 Oscar Levy가 그 책의 역자로 기재된 것은 완벽한 조작(complete fabrication)라고 비난했다는군요. 더구나 독일어 원본조차 존재하지 않는 책이지요.

니체저작들을 영어로 번역했던 Walter Kaufmann이 Partisan Review (May/June 1952)에서 그 책을 정확히 비평한 이후 몇년 뒤 자취를 감춘 책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수십 년 뒤에 버젓이 니체 최후의 유고라는 이름 아래 번역 출판된 것입니다. 니체는, 이런 식으로도 곡해되고 있는 것이지요. 거의 핍박 수준입니다.

오민지
2006/11/14

답 글 감사합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그 책이 진짜라고 믿는 사람이 대부분이더군요. 네이버 책 내용 검색을 해보니 그 니체 최후의 유작이라며 자신이 쓴 책에 인용까지 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왜 우리나라에는 진실이 알려지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반은기
2006/11/15

좋은 음악을 이렇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니~ㅎ
넘 감사합니다.

자주 애용할께요.

고싱가숲
2006/11/16

반은기 님 반갑습니다. 좋은 음악, 모차르트 음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