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거북
2007/04/24

안녕하세요. 정말 우연적으로 이곳을 알게되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니체의 책을 읽는 데에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서 운영자분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도움 얻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비극의 탄생은 18장에서 끝나있던데 제가 산 책은 23장 까지 있는것 같던데
도중에 번역을 멈추신건가요?

오늘도 정말 멋진 하루 되시기를 기원해 봅니다. 여러분.

이수환
2007/05/04

안녕하세요 ? 고싱가숲님, 여행 일정을 마치고 무사히 귀국하신 것에 대해서 참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들러봅니다.

고등학생들은 참으로 바쁜 것 같습니다. 5월 1일부터 오늘 5월 4일까지 중간고사 기간이었어요. 열심히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기는 했지만, 실수 때문에 한 개 틀린 과목이 2~3개나 됩니다. 참으로 아쉽고, 정말 억울하고 그래요. 고등학교 올라와서 처음 본 시험인데, 참으로 만족스럽지 못하네요. 실수도 실력이라는데……

여러분들 중에 학창 시절에 저 같은 실수를 하셔서 아쉬워 했던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다고 내심 자기 합리화를 해 보기도 하지만, 마음을 가라 앉히는데에는 역시 모차르트 음악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

시험 끝나고 집에 와서 AMADEUS 영화를 보았습니다. 10번 넘게 봤는데, 보면 볼 수록 감동이 넘쳐 납니다. 살리에리도, 모차르트도 참으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살리에리의 독살설도 모차르트 사망의 한 가능성으로 제시가 되고 있지만, 이 영화를 보면 진짜라고 생각이 될 때도 있어요. 영화가 참으로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본 영화 중에는 정말 최고라는 생각이 들어요. 모차르트의 주옥 같은 작품들이 이 영화에서 멋진 사운드로 선보이는 것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행복합니다.

고싱가
2007/03/10

다경 님, 군생활을 잘 하고 계신지요. 저는 서울 거주하면서 답사를 다니고 있는데, 지리적 여건상 팔공산 자락을 답사할 기회가 가장 적은 듯합니다. 현 기회를 잘 활용하시기 바라마지 않습니다.

모든 시작은 항상 주변으로부터 시작함이 좋다고들 하더군요. 가령, 야생화를 좋아하면 집 주변, 마을, 인근마을 순으로 영역을 차차 확대하면서 탐방하고 정리하는 것이 많은 즐거움을 준다고 합니다.

다경
2007/03/09

여행에 대한 조언, 늦게나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결국 여행을 갈 사정은 되지 못했지만, 기회가 되면 추천해주신 팔공산 자락을 꼭 둘러봐야겠습니다.
간만에 쓰시는 문장들에는 어딘가 결이 변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더 굳어지면서 더 유연하다고 할까요.

백석현
2007/01/31

[도움 청합니다. 이건 니체의 명예와 관련된 문제인데, 제가 뒷북을 치는 건지는 몰라도, 너무 한심해서 그렇습니다. 제발 이런 책이 인터넷 서점에 카탈로그로 게시되거나 혹은 이런 책을 출간한느 출판사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알라딘에 올렸던 글입니다. 혹시 기회가 되시면, 다른 인터넷 서점에 포스트해 주십시오. 위작인 ‘My sister and I’ (나의 누의와 나(작가정신, 1999년 출간)에 대한 글입니다.]

이 책은 1950년대에 영어본으로 먼저 나온 책입니다. 당시 “독일본은 없어졌다”라고 하는 책입니다. 니체가 정신병원에 있으면서 가끔 씩 제정신이 되어 쓴 책이라고 주장된 책입니다.
이미 1960년대에는 이 책이 가짜인 것을 다 알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상황은 각설하고, 니체 전집 모음에 보면(KAS 혹은 인터넷 상의 영어, 독어 니체 전집 사이트들, 구텐베르그 등등) 이 책이 없습니다. 이 책이 가짜인 것을 제일 강력히 제일 먼저 밝힌 사람은 전세계적인 니체 연구 권위자 중의 하나인 kaufman입니다. 그런 권위자의 분석까지 안 가더라도 한 구절만 밝히겠습니다. (저는 돈이 아까워서 이 책 안 사서, 번역본으로는 몇 페이지인지 모릅니다.)
이런 뜻의 구절이 있습니다. ‘미국에 가서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디트로이트 같은 근사한 곳에서 연설하고 싶다’ 하지만 디트로이트는 그 당시에 먼지 풀풀나는 시골 촌 동네입니다. 헨리 포드가 자동차 공장을 세운 후에야 도시로 발전했습니다. 유럽에 알려지지도 않은 곳이고 전혀 ‘근사한’ 곳이 아닙니다.
이 책의 핵심은 누이동생과의 근친상간에 있습니다. 한마디로 soft prono입니다. 이 책의 출판사인 amok이란 곳의 사이트에 가 보십시오. 온갖 지저분한 책만 내는 곳입니다.
저는 한국니체학회가 이 책의 출판사인 작가정신을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좀 설칠 수 있는 처지라면, 저는 작가정신 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습니다. 황당한 것인 이 책이 위작으로 밝혀지고도 거의 40년이 지난 후에 작가정신 사에 의해 출간되었다는 점입니다.
대한민국이 이러고도 “대~~한민국!”입니까? 제발, 제발 이런 책 취급하지 마십시오,아니, 취급해도 좋습니다. 메인 페이지에 취급하셔도 좋은데, 책 분류를 ‘소프트 포르노’로 하시고, ‘위작’으로 분류해서 취급하십시오.
이 책이 끼친 해악은 큽니다. 철학을 대중화하는 데에 앞정선 윌 뒤런트의 ‘철학이야기’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영어본.Simon and Schuster. Nietzsche에 대한 부분 ‘V’ 두번째 패러그래프) “His sister (who had almost justified his view that for a philosopher a sister is an admirable substitute fo a wife) left him….” 번역하면 이렇습니다.
‘그의 누이는 —그런데 이 누이는, 철학자에게는 *누이동생이 마누라에 대한 근사한 대용품*이라는 니체의 견해를 거의 현실적으로 충족시켰다—-(후략)’
뒤런트는 이 책을 1950년대에 준비했기 때문에 아직 당시는 ‘나의 누의와 나’가 위작인 것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지요. 게다가 뒤런트는 니체에 대해 극심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으니까..바로 이렇게 인용해서…마치 근친상간이 기정 사실인 것처럼 썼던 것입니다.
제발 좀 양식있는 대~한민국!을 만듭시다.

고싱가
2007/01/31

shinhyepark 님 처음 뵙겠습니다. 그림 그리시는 분이시군요. 저는 사진을 자주 찍는 편인데 사진 찍기 전에 먼저 마음을 비워내어 맑고 고요한 가운데 머무르려고 합니다.

백석현 님 처음 뵙겠습니다. 님의 글들 중 실수로 중복된 글을 삭제하고 언급하신 오타대목을 정리하였습니다. 양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요즘 저는 여러 일들 가운데서 우선순위와 템포를 조절하고 있는 중입니다. 니체번역은 당분간 손대기 힘들 듯합니다.

백석현
2007/01/31

아, 네.
안타깝습니다. 저는 성질이 과격하고 거칠어서, 제가 니체 번역을 한다면,
감히! Zarathustra와 Ecce Homo 외에는 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던 중입니다.
혹시 모르지요. 선과 악, 임상케이스 바그너(임상케이스 pathological case를 뜻하지요.), 정도까지는 모르겠는데, 인간적인..이나, 즐거운 과학 같이 정조가 차분한 서적은 제게 맞지 않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그래서..사실 속으로는 동지를 만날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암튼, 님의 사이트, 분위기, 님께서 쓰신 글에서 (솔직히 많이) 부러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깨달음에 많은 정진 계시기를 바랍니다.

S.H. YI
2007/02/11

정말 오랜 만이고 반가워요. 마지막으로 본 후 10년은 흐른 것 같아요.
변함이 없이 여전하시군요. 행복하고 평안하십니까…
다만 너무 멀리 멀리 가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 처럼요. 그 처음의 인상이 일종의 ‘복선’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둘러보며, 내가 받은 인상은 ‘고독’이라는 한 단어로 밖에 설명할 수가 없군요.
자연 풍경을 담은 사진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선배의 ‘눈’을 보는 듯 했어요. 맑고 깨끗한, 구도자의 가벼운 때로는 거친 숨소리만 들리는, 공기흐름 조차 멈춘 듯한 정지감을 느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한 장 뽑으라면 “꽃잎은 떨어지면 그 뿐”이라는 사진입니다.
이 사진 한 장을 복사했습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기술적인 것을 떠나 사진찍는 이의 마음을 그대로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내 마음이 포착하여 기억하고 싶고 내 마음을 대변해 주며 말을 건넬 수 있는 그런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는 거니까요…

모짜르트 음악은 지친 일상 속에서 마음과 머리를 가볍게 해주는 자연 청량음료와 같네요.
선배는 바하에게서 시작해서 모짜르트로 내려왔지만, 난 현대의 거칠고 암울한 음악에서 시작해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베토벤, 모짜르트 등을 거쳐(이 정도만 해도 엄청난 치유를 보여주는 것이었지요) 지금은, 바하와 비발디,파헬벨, 그리고 더 올라가 중세 그레고리안 찬트, 악기 없이 자연의 목소리로 부르는 아카펠라 곡들을 즐겨 들어요. 인간적인 꾸밈과 기교가 없는, 순수한 자연에 가까운 있는 그대로의 소리들이 마음에 와 닿네요. 그래서 몇년 전부터는 자연의 소리(바람 소리, 물 흐르는 소리, 숲 속의 새 소리, 비오는 소리, 파도 소리, 등등)만을 담은 음반을 사서 듣기도 했지요…

오래 전 선배가 하이데거에 심취해 있었을 때, 필연적으로 ‘니체’에 다다를 것이라고 예상했었어요.(니체가 서구 형이상학, 아니 서구 문화 전체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휘두른 그 비판의 칼 날 속에는 분명히 우리가 새겨서 들어야 할 빛나는 보석같은 통찰들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니체 이후에는, 형이상학의 세계가 아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인간의 세계로 향하리라 예상했습니다. 불교는 인간이 만든 종교 중 가장 인간적이고 고등하며 고상한 종교라고 생각해요. 선배가 불교에 심취하게 된 것은 예상된 결론이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간절한 소망이 있다면, 부정으로 가는 막다른 골목에서 ‘처음의 자리’로 다시 돌이킬 수 있는 ‘힘들지만 의미 있는 수행’이 될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그럼, 평안하고 행복하기를 빕니다.
멀리 프랑스에서…

고싱가
2007/02/12

S.H. YI 님, 오랜 만이고 반갑습니다. 프랑스에 계시는군요.

옛날 일을 회고하는 기분이 드는군요. 맞아요, 저는 그때로부터 멀리 떠나왔지요. 이제는 저의 첫 정신적 출발지였던 성서와 기독교에서 아주 멀리 벗어났습니다. 불교는 제게 잘 맞는 옷처럼 편하고 좋습니다. 불교의 세계에 들어와서 청한하게 호흡하다보니 많은 분들께 제 정신세계가 ‘고독’으로 비치나 봅니다. 저는 그저 맑고 깨끗하고 일없는 것이 좋을 뿐인데…

블로그에 공개된 사진들은 거의 대부분 습작시절 찍은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금 보면 덕지덕지 감정이 묻어 있는 사진들이 많아 보이기도 합니다. 올 연말에 북유럽에서 제 사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공식적으로 사진작가로 데뷔하는 셈인데, 이건 저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그러나 제 곁에 예술도구가 하나 있다는 게 여러모로 풍요로움을 줍니다.

언제나 안녕하시기를, 그리고 외국에서 배우시면서 좋은 결실 맺기를 바랍니다.

정수환
2007/02/17

내일은 즐거운 설이고, 내일 모레면 뱃속에 있는 우리 아들이 나올 예정일입니다. 단지 예정일이죠..^^ 언제 나올진 모르지만.. 모짜르트 예전부터 좋아하긴 했지만, 임신하고서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호른협주곡 잘 듣고 갑니다. 병원에 잠깐 입원할동안 모짜르트-천번의 입맛춤이란 책 가져 가려구요. 모짜르트처럼 순수한 열정을 지닌 아이로 키우려구요.

고싱가
2007/02/19

정수환 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어린아이와 모차르트는 어쩐지 궁합이 너무 잘 맞는 듯합니다. 가족 모두에게 기쁨이 넘치기를 바랍니다.


2007/02/28

삶의 고뇌가 느껴집니다
좋은 음악 감사합니다
책-장자,장자 저,박영호 역저,두레출판

highnoon
2007/02/28

어제 우연히 이곳을 알게 됐습니다.
클라리넷 협주곡과 ave verum corpus 를 들었었습니다.
오늘은 호른 협주곡 4번 3번 그리고 지금 2번이 흐르고 있습니다.
너무 좋은 곳이네요.
모자르트의 음악을 들을 땐 항상 ‘슬픔’을 느끼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어떤 분이신진 모르겠지만..

고싱가
2007/03/04

highnoon 님, 길 님, 모두 반갑습니다. 제가 장기간 여행 중이었던지라 답인사가 늦었습니다. 남도의 꽃들을 보고 나니 이제 완연한 봄입니다. 이 봄이 천하의 모든 분들께 봄이기를…

고싱가
2007/03/09

“사진집”을 블로그 메뉴에서 정리하였습니다. 오래도록 고심해 보니, 사진을 엄격히 선별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공개하는 것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름의 기준으로 선별하는 작업을 선행함이 좋을 듯합니다. 예컨대, 전시회를 통해서 최초 공개하고, 그 다음, 전시된 작품 내지 그에 준하는 사진을 웹에 공개하는 등등의 방식이 제가 감상자들에게 갖추어야 할 기본예의가 아닐까 합니다.

그간 공개되었던 것들은 대부분 습작으로 간주될 수 있는 사진들이었고, 또 최근 수개월 간 사진을 더 이상 공개하지 않았던 만큼, 이번에 “사진집”을 정리한 것이 다른 분들께 그다지 아쉬운 일은 아니리라 예상됩니다. 올해는 첫 전시회가 있는만큼 사진들을 재정리하고 선별하여 추후에 다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